두 번의 결혼(IPO & 경영권매각)

얼마 전 KAIST 창업원에서 있었던 Startup Pre-Acceleration Program인 Axel-K Launching행사에서 실리콘밸리의 유명 VC인 남태희 변호사께서 스타트업을 인간에 비유하여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셨다. 스타트업은 고아와 다름없고, 엑셀러레이터는 고아원, VC를 부모로 비유하고, 고아들이 부모를 만나 형제, 자매를 갖는 것처럼 이들이 가족을 이룬다고 이야기 하셨다. 아주 적절한 비유이다. 많은 창업자들 그들이 느끼는 고독함은 진정 고아의 마음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한편 좋은 고아원에 들어가 좋은 부모를 만나 가족이 되어 좋은 환경에서 사업을 하게 되는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물론 이런 경우 보다는 고아원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부모를 만나지도 못하는 많은 고아들이 더 많을 것이다. 어쨌건 착실히 성장을 한 이들의 다음 단계는 상장 혹은 M&A를 통한 Exit이 될 것이다. 필자는 이를 결혼이라 비유하고 싶다. IPO는 대중과의 결혼이며, M&A는 눈에 서로 콩깍지가 씌었 건, 돈을 보고 하는 거 건 다 큰 성인 간의 결혼이라 비유하고 싶다. 이런 비유라면 필자의 회사는 결혼을 두 번이나 하게 된다.

 국내 KOSDAQ상장을 위한 평균 기간은 12년이 걸린다는 통계가 있다. (미국, 유럽 등에 비하면 2배나 되는 시간이다.) “한국에 있는 회사들” 이란 포스트에서 언급되었듯이, 이 오랜 기간을 기다려준 모든 사람들이(아이러니 하게 창업자를 빼놓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상장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꼭 상장을 위해서만은 아니었지만, 필자의 회사도 오래 사귀던 애인의 품을 떠나 국내시장을 대부분 차지한 이후로는 global 마켓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서 지금 생각해 보면 4가지 정도의 주요한 전략이 실행되었고 주효했던 것 같다.

 첫째로 기술에서 제품으로 branding을 다시 하기 시작한다. flash란 기술적 이름을 때고, FXUI™ 란 제품으로 목적과 쓰임새를 분명히 하였다. 두 번째로 “Encounter with entrepreneurs” 란 포스트에서 언급되었듯이 일본 Access사로부터 전략적인 투자를 유치하여 일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였다. 세 번째로는 모바일 CPU/GPU 칩 벤더들과 파트너쉽을 체결하여 그들의 제품 출시와 더불어 우리소프트웨어가 준비되어 있어 시장을 선도하고, 앞서 갈 수 있는 기술 개발체계를 마련하였다. 네 번째로는 파트너들과 더불어 기술 소개 및 전시할 수 있는 데 적극적으로 참가하였다. 특히 CES와 MWC는 2008년부터 거의 매년 개근 하다시피 참가를 하게 된다. 이 결과로 모바일 분석전문회사인 Vison Mobile의 2010년 “Top-20 most connected companies in mobile Atlas”에서 Handset manufacturer supply chain에서 UI Frameworks 와 Image & Video Middleware분야에 국내업체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게 된다.
 Vision Mobile 2010 Analysis Report 이미지1

2009년과 2010년은 스마트폰 광풍이 불면서 애플리케이션이란 용어가 국민 대다수에 낮 설지 않은 단어가 되고, 너도나도 앱 하나 잘 만들면 대박이 난다는 꿈을 꾸며,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사회적인 인식 변화가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일부러 우리가 때를 이렇게 맞춘 것은 아니지만 한눈 팔지 않고 착실히 준비한 보상이었는지 바로 그런 분위기에서 2010년 3월 26일 상장을 하게 된다. 말 그대로 화려한 데뷔였다. 필자의 회사와 관련된 모든 분들의 마음이 애타게 기다리던 결혼을 한 총각의 마음 같지 않았을까? 필자가 처음 이야기한 일반 대중과의 첫 번째 결혼을 한 것이다.

디지탈아리아-IR자료

당시 IR을 위한 자료를 보면 다음과 같은 시장 예측자료가 있다. Strategy Analystics, 스트라베이스 이 기관들이 뭐 하는 기관인지 모르겠지만 2010년 당시 2012년 스마트폰 점유율을 아래처럼 예측해 놓았다.

지금 보면 허무맹랑한 예측이다. 그때도 그런 생각들을 했을까? 그때 이 그림을  보았을 때 모두들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노키아가 버젓이 존재하고 있었고, RIM의 명성이 유지되고 있었던 시기였다. 또한 Android가 약진을 하고 있던 시기였다. 필자도 솔직히 iOS, Android가 세상을 지배할 거라는 건 시간의 문제이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삼성, 노키아를 위주로 하는 대기업들이 Android를 적용하고 아이폰과 대항하려면 2~3년의 시간은 필요하리라 생각했었다. 즉 기존 체계를 바꾸려면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하고, 이 시기를 활용하여 새로운 product나 솔루션을 개발하여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막연한 착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혁신의 속도는 생각처럼 그렇게 느긋하지 않았으며, Open Source라는 개방과 공짜의 파괴력은 생각보다 컸다. 더구나 안드로이드가 버전을 올리면서 혁신을 더해 갈수록 필자회사 솔루션의 존재가치는 자꾸만 작아져 갔고, 구글이 이룩해 내는 혁신의 속도를 따라가거나 이겨내기 어렵다는 생각이 조금씩 더 커져 가고 있었다. 그때 노키아는 2011년 MS출신 사장을 불러들여 기존의 심비안, 미고라는 자기 OS를 버리고 MS Window 폰을 만드는 최악의 삽질을 하는 일이 발생 한다. 이통사가 더 이상 노이키아 심비안, 미고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악수를 둔 것일 텐데 왜 노키아는 안드로이드를 선택하지 않고 이런 최악의 수를 두었는지는 참 알 길이 없다. 1등의 자존심 때문이었을까? 삼성보다 더 폐쇄적이고 관료적이라 그랬을까? 이런 노키아의 삽집은 시장을 더욱 안드로이드 쪽으로 가속화 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우리나라로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삼성이 안드로이드에 재빨리 올라타 기회를 잡았으니)

포도트리” 라는 회사가 있다. 이 포스팅 된 내용을 보면 고퀄리티 앱으로 승부를 볼 기세로 덤벼든 회사다. 결과가 어찌 될지는 이 회사를 처음 인터넷기사를 보고 알았을 때부터 예상을 했었다. 왜냐하면 필자의 회사도 이 시기 비슷한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회사도 앱 시장에 올라 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기존 체계에 익숙해진 인력 및 구조를 바꾸 는 데는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 했다. 또한 기존 단말기에 내장되어 탑재되는 정도의 고 퀄리티를 유지하는 앱을 만들어 서비스 한다는 것이 얼마나 채산성이 맞지 않는 일인지를 몸소 채득하게 된다. 또한 내장 시키는 앱과 서비스 용 앱은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과 인터넷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만큼 다르며, 그 고객 또한 너무도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이렇게 첫 번째 결혼의 달콤한 신혼 기간이 지나고 치열한 시장 상황에 신규고객과 해외 고객을 유치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위해 몸부림 치던 시기, 두 번째 결혼을 위한 제안을 받게 된다. 이번 결혼은 돈 많은 사업가에 시집을 가는 경우였다. 창업자로서 Exit에 대한 욕구를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려운 시장 상황을 생각해서 어떻게든 든든한 후원자를 만나는 것이 어려운 시기를 넘길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위에 이야기 했던 “포도트리”라는 회사처럼. 또 어차피 시집가는 것이라면 가급적이면 데리고 가는 자식(직원)들을 잘 대해 줄 수 있는 배우자인지도 살폈었다. 2011년 추석 연휴 경영권을 매각하는 결정을 하고 두 번째 결혼을 하게 된다.

돈을 보고 결혼 한 여자와 여자의 간판과 배경이 필요해서 결혼한 남자와의 결혼이 행복할 리 없었다. 경제사정이 어려워 지자 남편은 여자가 데리고 온 자식들을 고아원으로 내 보내려고 했다. 고아원에 보내느니 어떻게든 많은 아이들을 추수려 다시 독립해 보려 했으나 일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고, 많은 아이들을 남겨놓고 혼자 집을 나오게 된다. 참고로 이 시기 필자와 거의 10년 정도를 비슷한 분야에서 비슷한 일을 하던 많은 기업들도 필자와 비슷한 변화를 걷게 된다. 2011.3 월 미국의 Scaleform 역시 Autodesk사에 인수 되었고, 2011년 필자의 회사에 투자를 해 주었던 Access의 Kamada 상도 은퇴를 한다. 2012.2월 필자회사와 많이 경쟁을 했던 스웨덴의 TAT도 RIM(blackberry)에 인수된다. 구글이라는 거인의 진격이 일으킨 나비효과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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