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모험의 시작…

2000년 초 우리나라가 IMF후 인터넷 붐을 타고 고생대 캄브리아기 시대 다양한 생명체들이 진화하듯이 벤쳐들이 쏟아져 나와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있던 시기였다. 학위 후 연구소에서 그래픽소프트웨어 개발과제를 하고 있었지만,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느낌 이었고 언제 세상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회의를 가지고 있던 시기였다. 당시 시장을 지금과 비유해서 표현하자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금의 Apple, adobe가 google, macromedia가 facebook 같은 느낌이라면 대략 맞지 않을까? 물론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매출, 수익성, 그 당시 개발자의 느낌으로 대략 그런 느낌이었을 것 같다. 물론 그때는 apple은 다 망한 회사취급을 받을 때고, Google, Facebook, amazon과 같은 지금의 공룡들은 존재하지도 않을 때고, SNS란 용어조차 없었을 때이다.

연구소에서 학위를 한지 얼마 안된 6명의 컴퓨터그래픽, 컴퓨터 비전 쪽 전공자들이 같은 팀에 모여있었다. 모두들 연구소에서 보다는 밖에 나가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고 돈이 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보자는데 의기투합해서 사업아이템이 될만한 것을 각자 돌아가면서 피칭해 보기로 했다. 그때 필자가 만들었었던 자료이다.

 

아이템피칭-SWOT분석 화면캡쳐이미지. (2000년 3월 9일 작성)
아이템피칭-추진전략 화면캡쳐이미지. (2000년 3월 9일 작성)

만들 제품이름을 DeepVisual, DvStream 이라고 정했었나 보다. 필자도 글을 쓰면서 16년전 자료를 찾아보고 나서 그랬었나 보다 한다. metacreation, cult3D 이때 등장하기 시작하던 웹3D 업체들이다.

이 당시 필자는 인터넷 붐으로 처음 시작되던 테크관련 여러 인터넷매체들의 e-mail newsletter를 받아보고 관련기술과 업계를 분석해보는 취미를 수년 동안 꾸준히 하고 있었다. 거기서 얻은 정보를 주기적으로 팀원들과 지인들에게 sira’s [DCC] News – 17호” (sira는필자의별명이었다)이런 식으로 공유하고 있었다.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인터넷소프트웨어 회사로 Hot했던 매크로미디어가 flash 관련 파일포맷과 player 코드를 공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 플래시 컨텐츠의 인기는 대단했고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있을 때였다. 그때 만들었던 자료를 필자가 지금 보니 무슨 생각을 이리 두서없이 했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디어의 핵심은 거의 산업표준처럼 사용되어 가고 있던 flash컨텐츠를 앞으로 성장할 무선인터넷(지금이야 wifi, LTE 세상이라 이런 말 쓰기가 너무 old해 보인다) 단말기에서 구동시키고 유통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면 회사하면서 굶어 죽지는 않을 거 같아 보였다. 거기에 2D graphic으로만으로 되어 있던 flash에 연구해오고 있던 3D graphic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면 embedded s/w 및 게임 쪽으로 새로운 솔루션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흑백, 4gray 핸드폰 사용하던 당시로서는 황당한 생각이었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무선인터넷 시장을 봐서 기회가 있어 보였고, 또 PC, 데스크탑 인터넷 쪽의 미국의 강자들과 싸워서 경쟁하는 제품을 만들다가는 망할 것 같아 보였다.) 실제 이 생각은 8년 뒤쯤 adobe는 stage3D라는 걸로, 필자의 회사는 FX3D라는 걸로 각자 제품화 하였고, 게임, 3D GUI 등에 사용되게 된다.

어찌되었건 이 자료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아이템보다 사업화 가능성이 높다는데 동의 하였고, 특히 후에 대표를 맡게 된 우리 팀의 팀장님이 “졸음이 확 달아났다”라는 언급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에야 다시 보니 위 SWOT분석에서 언급된 모든 내용들은 창업 후 그대로 회사에서 겪었으며, 강점과 기회는 잘 활용하였고, 약점은 보완하고 해결해 가고, 위기는 극복해 갔던 것이 회사를 해 나가는 과정 이였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그 과정이 10년이상 걸릴 거라고는 이때는 정말 상상하지 못했었다.

그리하여, 더 구체적으로 파 보기 위해 매크로미디어에 e-mail을 보내보고 했지만 역시 답이 없었고, 마침 열리는 FlashForward2000이라는 개발자회의에 일단 가서, 거기 매크로미디어 사람들이 많을 거니 만나서 물어보고 담당자를 만나 어떻게라도 co-working가능성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다. FlashForward는 매년 열던 매크로미디어의 개발자회의로 지금의 google, facebook의 개발자 회의쯤으로 생각하면 될 거 같다. (그 당시 이 업계에 있던 분들이라면 다들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떠나기 전 대외협력담당자 이메일 주소 찾아서 제안자료 등 다 보내놓고 컨퍼런스에 가니 만나달라고 약속 시간 등을 보내 놓았다.

The FlashForward2000 conference held in San Francisco (March 27-29), focused on Macromedia’s popular software product, Flash 4 — the industry standard for constructing vector-based Web graphics, animation, motion, sound and interactivity. www.flashforward2000.com

Woodstock for Webheads in San Francisco: Flash 4 wins on the web

Twenty-four hundred devoted followers flocked to the FlashForward2000 conference at the Masonic Temple perched high atop Nob Hill, in what felt like the equivalent of a “Woodstock for Webheads”. No doubt surprising Macromedia itself, the Flash software has created a cultural tsunami and brought forth a creative outpouring of admiration and love for the most powerful vector-based software tool to hit the web to date.

Ex-patriot Canadian, Rob Burgess, awol from Alias Wavefront, and now at Macromedia as Chairman and CEO, crowed with delight, “We’re taking the Internet to the next level.” His keynote address featured a raucous Flash cartoon that blasted out a subversive parody entitled “Internet killed the Videostar.” The message — Flash is usurping video and conquering the web hands-down.

이 내용에 보면 매크로미디어의 사장 겸 의장인 “Rob Burgess” 이분,  이런 분이란 걸 (Alias|Wavefront라는 회사는 Maya라는 유명한 3D소프트웨어를 만든 캐나다회사로 후에 Autodesk에 인수된다) 나중에 알았다. 심지어 2005년경 이 분 adobe에 회사 넘기기 전에 한국에서 만나게 되었을 때도 전혀 몰랐었다. 그냥 마음씨 좋은 이웃집 노회장님 같았었다.

예나 지금이나 동서양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회사도 만들기 전에 “듣보잡” 촌구석 애들이 갑자기 와서 너네 소스 주면 우리가 돈 벌어 줄 테니 잘해보자는 걸 들어주고 받아 줄리 만무했다. 담당자를 어렵게 찾아 전화를 해서, 너 만나려고 비행기타고 돈 많이 들여서 왔는데 잠깐만이라도 만나달라고 애원했다. 불쌍했는지 오라고 해서 매크로미디어 본사에 가서 안내데스크 앞에서 정말 딱 5분 만난 것 같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때 우릴 바라보던 그 친구의 눈빛이……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니 할말 하고, 만들어 온  CD자료 주고 잘 봐달라고 하고 돌아 왔다. 거기까지였고 그 뒤로 전혀 연락이 없었다. 창업 후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했단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

macromedia presentation 2000

그때 전달했었던 제안서 내용이다. 회사 설립도 안된 상태고, 법인명도 정하지 않은 상태라 그냥 팀명 이었던 VIP(Visual Information Processing) Lab을 회사이름처럼 사용했다. 어쨌건 너무 무지하기도 했고, 무대포였지만 만나보고 느낀 모욕감과 미국인터넷 회사들이 아직 모바일 시장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생각이 회사를 설립 후 계속해서 도전하고, 어려울 때 버티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다. 그 당시 미국 인터넷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바라보는 모바일 및 무선인터넷 시장이라는 것이, 우리 특히 아시아권(그 때는 일본이 무선인터넷 강국이었고, 한국 및 아시아권이 무선인터넷이 더욱 발전하고 있는 시기였다.)에서 바라보는 것과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말기 및 무선인터넷의 가능성에 대해서 미국회사들은 그게 큰 시장을 형성 할 거라는 개념이 전혀 없는 듯 했다.

이후 우린 2000년 5월 연구소를 퇴사하여 당시 연구소 옆 전문대학교 강의실에 만든 사무실에, 디지탈아리아(Digital Aria)란 사명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자체적으로 개발에 돌입하였다. (사명은 소프트웨어 회사명으로 techy해 보이지 않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Prima Donna in Digital Age”라는 vision으로 음악을 좋아하시는 연장자이신 팀장님(대표)의 의견이 많이 반영돼서 정해졌다. 후에 이름 때문에 사람들은 음반회사, 디지탈음원 회사인줄 오해를 많이 한 것 같다)

digitalaria 창업초기오피스1
digitalaria 창업초기오피스2


“2016년 필자가 방문하여 찍은 사진. 대전의 한 대학의 멀리보이는 현 기계공학동 건물의 강의실(그때는 이게 벤쳐 인큐베이션 공간이었다)”. 지금이야 마루180이니, TIPS타운이니, 구글캠퍼스 같은 엑셀러레이터 들이 제공하는 좋은 창업공간들이 많지만 이땐 그런 게 있었나 싶다.

그 해 9월 처음 흑백, 4gray 단말기에 포팅 가능한 수준의 개발을 끝낸 후 낸 기사와 필자가 처음 작성한 관련 테크문서.(pdf)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요즘 스타트업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된 용어인 MVP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Mobile Flash Press Release

MobileFlash- techPaper-DigitalAria-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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