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ounter with entrepreneurs

Startup 즉 사업을 하게 되면 좋은 점이 뭘까? 성공해서 얻게 될 금전적 보상을 생각할 수 도 있고, 성공하든 실패 하든 그 과정 자체를 보상이라 생각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과정 자체를 보상이라 생각할 만큼 사회의 구조나 사람들의 인식이 성숙해 있나 하는 데는 의문을 갖는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시는 창업자나 이런 생각으로 창업을 시작하는 분들은 진정 존경하고, 박수 받을 만한 분들이시며, 필경 인격 및 가치관이 범인의 경지를 넘어선 내공을 소지하신 분들 일 거라 생각한다. 필자는 그런 정도의 내공은 갖지 못한 평범한 사람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좋은 점은, 아니 좋았던 점은,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거나, 사업과 거리가 먼 일을 했다면 갖지 못했을 훌륭한 기업가들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분들이 필자를 얼마나 기억해 줄까 싶긴 해도, 필자에게는 평생 소장할 수 있는 소중한 보상이라 생각한다..

Macromedia (2005. 2~3월)

 2004년 말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구미공장에서 몇 개월째 사투(이 표현에 대해서 그 시기 그 동네에서 지내셨던 분들은 이해 할 것 같다.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를 벌여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매크로미디어와의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그 전에도 가끔 Asia & Pacific 지사장이 한국에 와서 보자고 해서 몇 번 만난 적이 있고, 느낌에 우리 회사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것 같았다). 뭐 관심을 가져주니 좋았지만, M&A가 뭔지, due diligence가 뭔지 무지 했었던 때에, 회사에 온다니 뭐 하러 오나 하는 무식한 생각만 할 뿐 다른 여력이 없을 때였다. 구미에서 일하다 올라와 기다리고 있는데, 우르르 몰려왔다. Financial part와 technical part 따로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나를 포함한 핵심개발자들 인터뷰를 원했다. 각자 다른 방에서 따로따로 인터뷰를 원했다. (허걱, 얘들 왜 이러나? 이렇게 홀딱 벗기나 보다 그때 알게 되었다.) 다른 직원들이 걱정이 좀 되긴 했지만, 난 인도출신 한 명과 따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주로 전에 뭘 했었나 물어보기 시작했다. 쭉 이야기 하다 연구소에서 개발하던 Alias|WavefrontMaya 플러그인 compatible한 소프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 에 대해서 이야기 하게 되었고, 그 친구 눈동자가 커지기 시작했다. 마구 물어보길래 화이트보드에 써가면서 대충 대답했더니, 나중에 끝나면서 자기가 Alias|Wavefront Maya엔지니어였다고 하면서 반가워했다. 대략 좋은 분위기에 이제는 엔진 개발자 숫자 및 각자의 역할 등 본격적으로 캐기 시작했다. 또 소스관리 및 이슈, 릴리즈 관리시스템에 대해서 묻기까지. 다 좋았는데 이 부분 그 당시 국내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취약한 부분 아닌가? 소스야 지금같이 Github 등 좋은 시스템이 없을 때니, CVS로 버전관리 하고 있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게 없어 보였지만, 이슈, 릴리즈관리 걍 사람이 이벤트 driven으로 하던 때 아니던가? 그렇게 2~3시간 넘게 이야기 하고 끝냈다. 인터뷰내용을 상당히 자세히 리포트를 하게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자세히 기록하는 모양새를 봐서는.

 burgess이 일이 있은 후 다시 몇 달 후 2005년 3월 초로 기억한다. 매크로미디어에서 다시 보자고 했다. 이번에는 회장이 온다고 한다. (이 분 이렇게 거물 이었는지는 그 때 전혀 알지 못했었다.) 필자가 회사설립 전 매크로미디어를 방문했었던 때를 생각하면 회장을 만나서 회사소개 하게 될 줄은 상상 못했던 일이고 꿈만 같은 일이었다. 우린 CEO, CTO, CFO가 참석했고 그쪽은 CEO, CFO, 등등 여러 사람이 와 있었다. 대략 회사소개 하고 Rob burgess 이 분이 몇 개 질문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국내 대기업들과 하고 있는 일, 일본 요코하마에 있던 NEC와 협업 했던 이야기 등을 하니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근대 딱 여기까지였다. 이후 뭔가 다른 연락이 있을까 하고 기다렸는데, 한달 후 들려온 건 전혀 예상 밖의 소식이었다. Adobe에게 매크로미디어가 매각되었다는… (이분들 왜 왔던 걸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Access (2008년)
 
일본이 핸드폰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해서 크게 히트를 쳤던, 2000년 당시 일본의 최고 수출품으로 떠들던 i-mode라는 게 있다. 이를 가능케 한 compact HTML 브라우저를 만든 Access라는 회사가 있다. 2001년 상장 후 상당한 규모(당시 시총 수조원대)의 회사였다. 2005년 PalmSouce도 인수했던 회사다. (PDA 원조 Palm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2008년 여름 때 쯤으로 기억이 난다. 회사에 관심 있어서 일본에서 누군가 찾아 왔었다. 나이 많은 호리호리 한 신사분이 혼자 가방 하나 달랑 메고 왔었다. 그 때 한참 엔진에 동영상기능(YouTube 동영상이 flash player로 돌고 있던 때다)을 마침 구현하고, Set-top box보드에서 속도테스트를 하고 있었을 때였다. 마침 찾아왔길래 회사소개 겸 이 기능의 데모를 보여드리면서, adobe player와 속도 비교를 하고 있었던 것을 보여드렸다. (지금에서야 밝히지만 이때 잘못된 설정 실수로 우리구현이 adobe 보다 눈으로 보기에 훨씬 부드럽게 높은 fps(frame-per-second)를 보이고 있었다. 실수라는 건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런 거 보면 세상이 정교하고, 치밀하게만 돌아가지는 않는 것 같다. 의도치 않은 행운이랄까?) 그렇게 좋은 인상을 가지고 돌아가서 필자의 회사에 30억원 수준의 전략적투자를 했다.

Tomy-Kamada이분이 바로 “카마다”(Tomy Kamada)상이다. 설마 저 실수 때문에 투자를 했으랴? 대략 이야기가 오가던 참에 마지막으로 회사실사를 왔던 것 같은데, 멤버들에 대해서 좋은 인상에 더해서, 일본에서 크게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adobe와 병행해서 우리 솔루션을 일본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었다. 필자회사도 마찬가지로 일본을 진출 할 수 있는 적합한 파트너로 생각했었다. 그 뒤 우린 일본진출을 활발히 하게 되었고, 또 access와도 분기별로 한번씩 한국과 일본을 번갈아 가면서 서로의 회사 상황을 공유하고 상호전략에 대해서 논의하는 경영진 회의를 하였다. 그 뒤 필자회사가 상장을 하고 Access가 필자회사의 지분을 우리와 상의 없이 매각해서 투자수익을 거둔 후에, 필자 회사 회의실에서 크게 한판 하고 더 이상의 만남을 이어가지 못했다.

 카마다상 이분 처음 봤을 때부터 필자와 유사한 부류라는 인상을 받았었다. 일본에서 도쿄대 학생창업자로 상당히 유명한 분이라는 건 그 뒤에 알게 되었고, 개인적으로는 호감이 갔었다. 좀 말라서 건강이 걱정스러울 정도였다는 것과, access 직원들이 이분을 대하는 게 상당한 존경심(? 일본문화인지 모르겠지만)을 표하는 듯 보였다는 기억이 있다. 우리와 결별 후 access도 많이 어려워져 가던 시기였는데, 역시나 2011년 access에서 은퇴 후, 현재는 일본 Startup 지원을 위한 TomyK. Ltd라는 엔젤펌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 이력 및 요즘 활동을 찾아보게 되었고, 역시나 범상치 않은 기업가였음을 느끼게 된다. 언제 일본 갈 때 꼭 연락하고, 회포를 풀고 싶다.)

Scaleform (2011년)

사실 필자의 회사와 동일한 핵심기술로 경쟁했던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여러 개가 있었다. 그만큼 사업적, 기술적으로 포텐셜이 있는 technology 였다는 것이고, 세계적으로 보면, ActImagine(프랑스), BitFlash(미국), Bluestreak(캐나다), Scaleform(미국) 이 정도가 있었다. (물론 원조인 adobe를 제외하고도). 이중 mobile handset 시장에서 대부분 경쟁을 했지만, 유일하게 game시장을 목표로 한 회사가 바로 Scaleform이라는 회사이다. 당연히 필자의 회사와 충동할 일이 없었고, 게임 GUI 개발 용으로 게임회사들에 판매하는 형태였다. 필자의 회사와 비슷한 시기에 창업해서 10년 정도를 한 솔루션개발로 시간을 보냈다는 것도 비슷한 점이었다.

2011년 2월말 바르셀로나 MWC 현장, 영국 Imagination사(Graphic H/W IP회사로 애플에 iphone 용 프로세서에 라이센스를 하고 있었으며, 애플이 직접 투자도 한 회사로 알고 있음)의 전시장 앞에 조그만하게 협력사들이 홍보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여기에 scaleform도 Imagination의 초대를 받은 것인지 홍보하는 시간이 배정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 필자의 회사도 Imagination과 오래 파트너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홍보에 도움을 주는 사이라서 우리에게도 필요하면 이 자리를 이용하라는 제안과 함께 누가 어느 시간에 사용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받았던 터라 scaleform이 거기 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MWC 부스임대비용이 만만치 않다. 비용을 아끼려면 이런 기회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필자의 회사는 몇 년 동안 꾸준히 개근을 하고 있었고, 그 해에는 한국관에서 가장 큰 규모로 참가하고 있었다) 시간에 맞춰서 scaleform부스로 가보았다. 딱 봐도 tech geek스러운 젊은 친구가 열심히 기술 소개를 하고 있었고, 이 친구 말이 너무 빨라 알아듣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떠나간 후 둘만 있게 된 상태에서 입장권에 있는 이름과 소속을 보여주었다. 그 친구도 알아보고 빙그레 웃기 시작 했다. 서로 회사에 대한 이야기 등 기술개발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친구가 빅뉴스가 있다고, 노트북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오늘 발표된 뉴스라며. 자기들이 autodesk에 팔렸다는 소식이었다. 놀라웠고, exit을 축하해주었다. 이야기를 나누고 자리를 뜨기 전 이 친구가 필자에게 해준 마지막 이야기가 있다.

Next is your turn!

 
Brendan Iribe 이 친구가 바로 현재 Occrus Rift(페이스북이 23억달러에 인수한 VR업체)의 현 CEO인 Brendan iribe이다.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인상적이었고, 계속 게임, VR쪽에 커리어를 쌓아 업계에 리딩 position에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동시대에 비슷한 일을 10년 가까이 해온 동지애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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