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sh vs. HTML5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들 한다. 2010년 4월 스티브잡스의 “Thoughts on flash” 라는 공개적인 포스팅은 IT역사에 기억될 만한 공개적인 논쟁을 촉발했다. 이 포스팅은 아직도 애플의 사이트에 자랑스럽게  걸려 있다. 승자의 기록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반면 공격 당했던 adobe는 “Our thoughts on open markets” 라는 창업자들의 오픈 레터와 아래와 같이 “We love choice”, “We love Apple” 과 같이 제3자가 보기에 애처로운 공개 방어를 했다. (이 포스팅들을 adobe 공식 사이트에서 링크를 찾아볼 수 없다. 스스로 패배를 자인하는 듯 하다.) 필자도 이 논쟁의 어떻게 보면 이해 당사자였지만, 이제는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의견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입장의 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관점에서 이 논쟁은 필자로서는 언젠가는 한번 의견을 남겨놓고 싶은 주제였다.

애초에 이 싸움은 체급이 다른 상대가 하는 불공정한 게임이라 생각한다. 2010년 4월쯤에 스티브잡스는 ICT업계 아니 거의 모든 산업에 신적인 존재로 여겨지던 위치 아니었던가? 더구나 아이폰의 인기로 철옹성 같은 자기들만의 왕국을 구축하고 있던 통신사들을 일거에 무릎을 꿇리고 있던 시기 아니었던가? 두 회사의 시가총액 및 매출규모만 봐도 상대가 되지 않는 어른과 아이의 싸움이었다. 마치 국내로 치면 삼성전자가 “한글과컴퓨터”에게 아래한글이 폐쇄적이고 성능도 후지니까 더 이상 갤럭시 폰이랑 삼성PC, 노트북에서 지원하지 않을 거며, 앞으로 OpenOffice라는 표준으로 대체해 나가겠다 라고 이건희회장이 언론에 공식프레스 릴리즈를 한 것과 진배없다. (flash와 아래한글, iphone과 갤럭시폰이 기술적 위상이 정확한 비교 대상이라 하기 어렵지만, 비즈니스적으로는 대략 비슷한 느낌이라 이해하면 크게 다르지 않을까 싶다.) 일단 필자는 이런 게임이 허용되는 미국시장이라는 게 정말 약육강식의 경쟁시장이라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더불어 technical한 domain에서도 기술적 진실이나 그 동안의 기술발전을 위한 기여와는 무관하게 승패가 정해질 수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과 허무함을 동시에 느꼈다.

필자의 회사는 adobe 개방성의 대표적인 수혜회사로 같은 고객을 놓고 경쟁을 하는 사이이기도 했지만, 그들이 포맷을 open하지 않았고, Tamarin project와 같은 소스 기여가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던 회사였다. 또한 10년 이상을 논쟁이 되는 기술 개발과 그 기술 개발을 위해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던 일들을 몸으로 겪으면서 지내 왔기 때문에 양쪽의 주장에 대해서 누구보다 객관적인 사실적 진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입장이다.

먼저 잡스는 개방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어도비 flash는 100% 어도비 소유로, flash가 폭넓게 이용되고 있지만 이것이 개방적임을 의미하지는 않고 이는 어도비에 의해 완전히 통제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연한 것 아닌가? 10년이 넘는 세월을 수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걸 바탕으로 영리를 추구하던 회사에게 갑자기 “Open” 운운 하면서 폐쇄적인 기술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들의 통제하에 탑재가 가능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면 다 폐쇄적인 기술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가 그 소프트웨어 개발사에 의해 소유권 및 개발주도권이 주어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기술 개발을 하는 회사가 애플 아닌가? 개방을 위해 시리, iOS 등 다 오픈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면서 HTML5와 같은 공개표준과 이를 위해 자기들이 오픈한 Webkit을 예로 들면서 자랑을 하고 있다. 돌려 말하면 오픈 하려면 자기들처럼 소스 통째로 오픈 해서 쓸 수 있게 해줘야지 adobe처럼 포맷이랑, 핵심소스만 오픈 해놓고 그거 가지고 똑 같은 거 만들기 어려운데 오픈 했다고 하면 그게 무슨 오픈이냐? 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이 말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하다. 어도비는 원래 포맷을 오픈 할 때 어느 정도 필자회사와 같은 경쟁회사의 출현을 감수하겠다는 뜻을 비췄고, 능력이 있으면 만들어서 경쟁해 봐라 라는 주의였다. 이는 만약 하려 한다 해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거라는 걸 내포하고 있다. 후에 Adobe가 추가로 중요 핵심엔진 소스(ActionScript Virtual Machine2, ECMA262-4th edition에 해당하는 구현체)를 오픈하여 모질라 재단에 기부하였으나, 이 또한 이를 이용하여 flash 내부의 구현체를 만드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실제로 필자의 회사도 이 때문에 adobe의 flash upgrade에 따라 해당 기능을 구현하는 데는 어느 정도 시차가 필요했고, 이는 adobe와 직접 같은 버전을 가지고 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걸 의미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필자의 회사와 scaleform같은 회사들은 이런 경쟁을 피할 수 있는 시장과 제품으로 특화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쨌건 애플 입장에서는 약 오를 일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강요할 입장은 아니다.

한편 자바스크립트의 역사를 보면 1999년 이후 ECMA 4 edition을 오랜 기간 발전 시키고, 소스기부 및 오픈 까지 하며 이끌어온 회사는 adobe이다. 다만 정치적인 이유로 4th edition이 중단되고 이후에 주도권이 큰 회사들 위주로 넘어가게 되면서 Open진영의 힘이 더 쌔진 것도 맞고, 기득권을 지킬 필요가 없는 이들에 의해서 표준이 주도 되면서 HTML5는 더욱 힘을 받게 된 것이다. 이 과정을 보면 표준이라는 것도 다분히 정치적이며 그 이면에 비즈니스를 동반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Edition Date published Changes from prior edition Editor
1 June 1997 First edition Guy L. Steele Jr.
2 June 1998 Editorial changes to keep the specification fully aligned with ISO/IEC 16262 international standard Mike Cowlishaw
3 December 1999 Added regular expressions, better string handling, new control statements, try/catch exception handling, tighter definition of errors, formatting for numeric output and other enhancements Mike Cowlishaw
4 Abandoned Fourth Edition was abandoned, due to political differences concerning language complexity. Many features proposed for the Fourth Edition have been completely dropped; some are proposed for ECMAScript Harmony.

한편 잡스는 어도비에게 수년 동안 플래시가 아무 기기에서라도 좋으니 모바일 기기에서 잘 작동함을 보여달라고 요청하였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이는 사용자 입장을 대변하는 듯하며 기술적 진실을 감추는 말이며, 아이폰 자랑과 더불어 유리한 자기주장만을 하는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플래시 컨텐츠는 10년 이상 인터넷 그것도 PC를 위주로 하는 단일 시장을 타켓으로 하다가 조금씩 모바일 및 다른 해상도의 기기들에 맞추어 제작되어 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즉 10년 전에 만들어진 컨텐츠와 1달 전에 만들어진 컨텐츠가 동시에 공존하며 재생되고 있는 상황이다. 10년전 만들어진 사이트의 컨텐츠가 아이폰에서도 잘 돌아가게 해 달라고 하는 것은, 10년전 초등학생이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을 요즘 나오는 아이폰에서도 잘 돌아가게 해 달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는 불가능 한 것이며 어도비에게 아무리 요청해도 불가능한 것이다. 해당 사이트 및 컨텐츠 서비스 제공자가 문제를 파악하고 수정해야 할 일이다. 아이폰에서도 잘 돌아가게 하려면…

마지막으로 H.264 단일 비디오 포맷만을 H/W지원을 받아 재생하는 아이폰의 경우는 최대 10시간까지 재생을 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로 디코딩 되는 비디오는 재생시간이 5시간 미만이라며 다시 아이폰 자랑을 한다. 플래시는 아이폰이 나오기 수 년 전부터 비디오 플레이를 지원하며, 초창기는 소렌슨스팍 코덱을 사용한 h.263 포맷을 지원하다가 On2 사의 VP6, VP7, VP8 등을 지원하고 애플과 마찬가지로 H.264 비디오 포맷까지(H/W지원을 받도록) 지원하는 멀티포맷을 수용하는 훨씬 진보된 소프트웨어이다. 이를 기반으로 이미 YouTube 등 많은 서비스가 나와 있었고, 또 이미 제작된 시기와 컨텐츠에 따라서 다양한 포맷으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아이폰에서 H.263, VP7, VP8 등의 컨텐츠가 재생되기 위해서는 아이폰이 하드웨어적으로 이 코덱들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로 디코딩 되어야 한다. 아예 재생이 안되는 것 보다 뱃더리가 소모되더라도 플레이 되는 것이 낫지 않은가? 물론 H.264로 되어 있다면 아이폰에서 야 똑같이 H/W적으로 재생하면 어차피 재생시간은 비슷할 것이다. 이런 기술적인 건 다 제쳐놓고 일단 모르는 사용자들이 보기에 비디오는 다 똑 같은 비디오니깐 무조건 아이폰에서 플레이 되는 비디오는 더 오래 재생되는 듯한 발언은 다분히 의도가 깔린 정치적 발언인 것이다.

여기서 언급되는 On2사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오랫동안 고독하게 이미지 및 비디오 자체 코덱을 개발한 회사다. 표준이 항상 최선이며 최고인 것 만은 아니다. 여러 사람이 수용하기로 찬성한 것뿐이지 어떤 측면에서는 혁신의 속도를 방해하는 측면도 있는 것이다. 이 대표적인 예가 이 회사 같다. Google에 인수되어 OpenSource 화 되어 WebM, WebP 와 같은 형태로 표준을 넘어선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예: VCNC 적용사례) 필자는 On2와 같은 case가 진정한 오픈이며, 이런 결과야 말로 그 오픈을 위해 강자가 할 수 있는 선의의 행동이라 생각한다.

애플은 이 논쟁이 후에 4년 뒤 adobe의 CTO를 채용한다(1, 2, 3). 자기모순적인 행동 같아 보이지만, 이를 통해 잡스의 논쟁이 얼마나 정치적이고, 비즈니스적으로 계산된 행동인지를 스스로 보여준 것 같아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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